조달청, 기술·가격 평가비율 8대 2 명시…SW업계, 저가 낙찰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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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달을 담당하는 조달청마저 세부 지침을 통해 기술·가격 평가 비중을 8대 2로 명시, 논란이 일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공공 소프트웨어(SW) 시장 선진화 대책으로 평가 비중을 9대 1로 조정했지만 사업 낙찰을 담당하는 조달청은 시장 개선에 역행하는 정책을 내놓은 셈이다. 업계는 공공SW 시장에서 가격에 의한 사업자 선정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조달청은 최근 '조달청 협상에 의한 계약 제안서 평가 세부 기준'에 기술 능력과 입찰 가격 평가 비율을 8대 2로 제시했다.

공공정보화 사업 평가 시 100점 만점에 입찰가격평가 점수를 20점까지 부여한다. 조달청은 계약예규 등 관련 규정에 따라 10점 범위 내 분야별 배점 한도를 가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기존 기획재정부 국가계약법률에 있는 평가 비율 내용을 개정 과정에서 추가한 것일 뿐 새로운 것은 없다”면서 “행안부 고시에 따라 공공정보화 사업은 기술과 가격 배점 한도는 9대1로 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사업은 이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행안부 고시에 '행정·공공 정보시스템 구축 시 기술능력평가 배점 한도를 90점으로 한다'고 돼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지침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복권위원회가 발주한 4차 복권수탁 사업도 기술과 가격 평가 비율을 8.5대 1.5로 제시했다. 사업자는 기술 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았지만 80% 최저가 입찰로 사업을 수주했다.

업계는 저가 수주를 우려한다. 한 해 매출이 300억원대에 이르던 한 중소 IT서비스 업체는 잇따른 저가 수주로 파산에 이르렀다. 중견 IT서비스 업계 영업이익률은 최근 몇 년 동안 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 중견 IT서비스 업체 임원은 “IT 사업은 가격이 아니라 기술 중심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데 1∼2점으로 수주 결과가 결정되다 보니 가격을 낮춰 가격평가 점수를 올리는 상황”이라면서 “가격 경쟁을 하다 보면 결국 제살 깎아먹기 식 사업 수주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업계는 저가 수주가 수익 악화로 이어지는 만큼 기술만으로 평가하는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중견 IT서비스 업체 임원은 “가격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최저가 입찰을 계속하면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고, 수익성도 나빠진다”면서 “정보화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기술 능력인 만큼 기술 중심 평가로 사업자를 선정하도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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