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SW교육 시행 한 달, 풀어야 할 숙제는?

기사 내용과 무관. 전자신문DB
<기사 내용과 무관. 전자신문DB>

소프트웨어(SW)교육이 중학교에 필수 도입된 지 한 달이 지났다. 2015학년도 개정 교육 과정에 따라 올해 입학하는 중학생은 정보 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올해 입학한 중학교 1학년은 정보과목 시간에 △문제 해결과 프로그래밍 △컴퓨팅 시스템 △자료와 정보 등을 배운다. 중학교 현장에 SW교육이 시작된 지 한 달, 어떤 점이 변했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학교 현장에서 SW교육을 담당하는 정보교과 교사는 △수준별 학습 △학부모 인식 개선 △수업 시수 확보 △전문교사 확충 등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수준별 학습 고민…방과 후 수업·동아리 활동으로 보강

송희경의원실(자유한국당)이 교육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정보과목을 편성한 중학교는 전체 가운데 42%인 1351개교다. 중학교 10개 가운데 6개는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SW교육 시행 시기를 미뤘다.

올해 SW교육을 시작한 학교 교사는 교육수준 편차를 우려했다. 초등학교 때 SW교육을 접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 수준 차이가 발생한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중학교 교사는 “초등학교에서 스크래치나 엔트리 등 기본적 블록 코딩을 다 배워온다”면서 “수업 시간에 별도 지도 없이 혼자 하는 친구가 전체 인원 중 20% 정도 된다”고 말했다. 학교는 올해 1학년부터 SW교육을 처음 시행한다. 이 교사는 “간단한 타자치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학생도 20%가 넘기 때문에 어느 수준에 맞춰 수업할지 난감하다”면서 “잘하는 친구와 진도가 느린 친구를 함께 모둠으로 묶어 가르치는 정도”라고 전했다.

일부 학교는 학생 간 수준 편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과 후 수업이나 동아리 활동을 권장했다. 서울 강남 한 중학교는 자유학기제 수업과 방과 후 학습으로 수준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학교 정보교과 교사는 “SW나 프로그래밍에 관심 있는 학생을 위해 중고급 수준 수업을 방과 후에 제공한다”면서 “SW에 흥미는 있지만 어려워하는 학생을 위한 맞춤 과정도 마련해 학생 간 편차를 줄이려 한다”고 말했다. 인천 한 중학교는 동아리 활동을 권장한다. 이 학교 교사는 “수업시간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나 어려운 부분을 동아리 친구와 함께 해결하도록 한다”면서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서로 어려운 부분을 보강해 줘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사교육 우려보다 학부모 정보 제공 우선해야

SW교육이 필수화되면서 사교육 확대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학교 교사는 코딩 학원 등 사교육은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라고 한다.

서울 강북지역 한 중학교 교사는 “주변에 코딩 학원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대부분 정보올림피아드 등 고난이도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 다닌다”면서 “한 반에 한 두명 정도이고 이들 대부분 과학고나 SW 관련 진로를 원하는 학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정보교사 모임에서도 사교육 문제가 언급됐지만 강남·분당 등 사교육이 강했던 일부 지역에 국한한 문제”라면서 “심각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교육부와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이 지난해 말 SW학원 217개 대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45.2%가 허위·과장 광고 등 불법 행위를 했다. 객관적 증빙 없이 '국내 유일' '전국 최강' 등 표현을 쓴 경우가 많다. 학교 SW교육을 비방하고 사교육을 부추기는 내용도 있다.

교사는 학부모에게 올바른 정보 제공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 지역 중학교 교사는 “선행학습이나 보충수업을 위해 SW교육 학원을 다닐 필요가 있는지 문의하는 학부모가 있다”면서 “학교에서 교육하는 정보과목 교과서 수준이 공교육에서 충분히 전달 가능한 적정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학부모 대상 코딩 캠프를 개최했다.

코딩 캠프에 참여한 학부모 대부분 SW를 어려운 과목이 아닌 누구나 쉽게 접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 교사는 “학부모도 SW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인지하지만 어떻게 교육하고 평가하는지 모른다”면서 “학부모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사교육 우려도 해소된다”고 강조했다.

◇수업시수 확보는 필수…전문교사 확충도 숙제

한 달간 수업을 진행한 교사 대부분 수업 시간 확충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중학교는 3년간 34시간 이상 수업을 이수한다. 수업 시수 부족 문제는 필수화 시행 전부터 문제로 지적됐다. 영국(90시간), 인도(180시간), 중국(70시간) 등에 비해 우리나라 SW교육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 용산구 한 중학교 교사는 “일주일에 한 시간씩 1년간 34시간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했다”면서 “교과서 영역 가운데 문제해결과 프로그래밍 부문만 30시간 이상 소요돼 34시간 내 모든 영역을 골고루 가르치기에 빠듯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한 중학교 교사도 “중학교 3년간 34시간이기 때문에 1학년때 34시간을 채우면 사실상 2·3학년에는 SW교육을 받지 않아도 된다”면서 “1학년 때 배운 내용을 2·3학년까지 이어가기 위한 추가 시수 확보나 방과 후 학습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 교사 확충 문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학교마다 정보담당 정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 교사가 부족하다. 중학교 전체 정보 교과 담당 교원 가운데 정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교원 비율은 학교당 평균 0.2%다.

전국 사범대 컴퓨터교육학과 재학생도 2006년 1800여명에서 2016년 692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전문 교사 부족 문제는 현장 수업 질과 직결된다. 서울 강북 지역 한 학교는 정보 교과 정교사 한 명과 타 과목 교사를 배치해 SW교육을 시행한다. 이 학교 교사는 “우리 학교뿐 아니라 한 학년당 300∼400명가량 되는 학교 대부분 전문 교사 한명에 나머지는 타 교과 교사가 시간을 채우는 형태”라면서 “수업 시작한 지 한 달 밖에 안됐지만 벌써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수업 수준차 문제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김재현 성균관대 교수(컴퓨터교육)는 “제대로 된 수업 진행을 위한 전문 교사 확보 문제는 꾸준히 제기했던 문제”라면서 “내년과 내후년 SW교육을 시행하는 학교 대상으로 전문 교사 확보 여부를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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