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이야기]특허 콘서트 <18>다이슨, 특허무효심판에서 진보성을 인정받다

특허청에 따르면 날개 없는 선풍기가 한국에 정식 수입되기도 전에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서 값싼 중국제 모조품들이 정가의 20% 정도의 가격(정품 약 40만원, 모조품 약 8만원)으로 버젓이 팔리고 있었다. 혁신적인 제품이 출현하면 모조품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저가로 판매된다. 이에 대해, 다이슨이 특허권을 행사하자 상대 회사들은 특허무효심판을 제기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특허무효심판'이란 일단 유효하게 등록된 특허에 대하여 특허권의 효력을 소급하여 상실키는 것을 말한다. 특허무효심판에서는 심사 과정과 유사하게 특허성에 관한 문제가 다루어진다. 특허를 받기 위해서는 발명이 새로워야 하며, 선행기술로부터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 전자는 '신규성'이라 하고, 후자는 '진보성'이라고 부른다. 발명이 새롭지 않을 정도로 선행기술과 완전히 동일한 경우는 드물며, 대부분 심사 과정이나 무효심판에서 '진보성'이 있는지가 다루어진다. 진보성의 판단 방법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오히려 우리는 다이슨의 무효심판에서 진보성을 어떻게 판단했는지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술적 이해를 위해, 날개 없는 선풍기에 대한 발명을 공기의 흐름에 따라 개념적으로 나타내면 다음 그림과 같다.

[특허 이야기]특허 콘서트 <18>다이슨, 특허무효심판에서 진보성을 인정받다

다이슨 특허 발명의 주요 특징은 단순히 선풍기에 날개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노즐의 표면에 있다. 노즐의 표면이 '디퓨저부'와 '가이드부'로 구성되어 있음을 청구항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바람의 방향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나간다. 즉, 마우스부에서 방출된 공기 유동은 디퓨저부와 가이드부의 표면을 따라 사람에게 도달한다. 디퓨저부는 마우스부에서 배출된 공기가 서서히 확장되어 와류가 발생되는 것을 방지하여 공기의 흐름을 안정화시켜 준다. 가이드부는 사람에게 집중되도록 하여 냉각 효과를 개선시켜 준다. 가이드부가 없다면 디퓨저부를 따라 공기가 계속 퍼져나갈 것이다. 무효심판의 심결문을 살펴보면, 이 특허에 앞선 선행기술은 일본공개특허(소화 56-167897호)로써 1981년에 세상에 공개되었다. 이렇게 오래 전부터 날개 없는 선풍기에 대한 개념을 생각했다는 것은 놀랍다. 다만, 일본공개특허에서는 마우스부에 대한 내용만 있을 뿐 '디퓨저부' 및 '가이드부'에 대한 내용은 없다.

진보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먼저 발명의 구성 차원에서 확실하게 대비해야 한다. 발명의 구성이 같다면 그 기술적 효과 또한 같을 수밖에 없다. 발명의 구성에 차이가 있다면, 선행기술의 내용으로부터 쉽게 생각할 수 있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이때, 차이가 있는 구성에 의하여 발생하는 작용 또는 효과가 있다면 진보성이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 즉 선행기술로부터 쉽게 생각할 수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다이슨의 특허 발명에서 '디퓨저부' 및 '가이드부'는 선행기술과 분명히 차이가 있고, 고유의 작용과 효과도 있기 때문에, 선행기술로부터 '디퓨저부' 및 '가이드부'를 쉽게 생각해낼 수 없다. 따라서 날개 없는 선풍기는 실제로 '선풍기에 날개가 없다'는 이유로 특허를 받은 것이 아니라, 공기가 배출되는 표면의 특유한 구성 때문에 특허를 받은 것이다.

결국 다이슨은 무효심판에서 특허등록의 진보성을 인정받았다. 특허등록이 유효하게 존속하므로 시장에서 모조품이 더 이상 버틸 명분이 없었다. 모조품들이 계속 판매된다면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소송 등 법적 조치가 취해지기 때문이다. 다이슨의 신속하고 영리한 권리 확보와 분쟁 대응은 혁신적인 제품을 지켜내기에 충분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들이 참조할 만한 모범 사례이다. 우리 기업은 한국특허뿐만 아니라 해외특허도 반드시 확보해 두어야 한다. 또한, 제품 출시에 맞춘 특허 전략이 있을 때 모조품을 적시에 막아내고 시장을 지켜낼 수 있다.

<특허 콘서트(특허법인 고려 김태수 변리사, 베이직북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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