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이야기]특허 콘서트 <12>먼저 발명한 자를 보호해야 하는가

만일 《마법천자문》 사건에서 도서 판매를 하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다른 사람이 2004년 1월에 동일한 발명을 하고 2004년 2월 특허출원을 먼저 제출했다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먼저 발명한 사람을 보호(선발명주의)할 것인지 아니면, 먼저 특허를 출원한 사람을 보호(선출원주의)할 것인지의 문제이다. 정당성을 따지자면 먼저 발명한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먼저 발명한 사람을 보호하게 되면, 누가 먼저 발명한 것인지 따져야 한다. 이것은 보통 복잡한 문제가 아니며, 이와 관련된 소송이나 분쟁이 난무하게 된다. 먼저 발명한 것으로 세상에 기여하는 것인지, 발명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활용되지도 못한 채 방치되지는 않을지, 발명을 발표하거나 공개하는 것은 발명한 사람이나 그 회사 뜻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서두르게 할 수 없는지 등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

[특허 이야기]특허 콘서트 <12>먼저 발명한 자를 보호해야 하는가

먼저 발명한 자를 보호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절차의 복잡성과 모두의 이익을 위하여 먼저 특허를 출원하는 자를 보호하고있다. 즉,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특허출원은 기술 공개를 의미하므로 세상의 발전에 기여한다. 선발명주의를 채택하면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음에도 세상에 공개되지 않음으로써 중복적인 기술 개발이 진행될 여지가 있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기술 발전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세상에 기여하는 자를 세상이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특허제도는 사회 발전이라는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배타권이라는 보상을 유인책으로 사용한다. 즉, 특허제도는 발명자가 발명을 언제 했는지 또는 공지행위를 한 것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먼저 특허출원을 진행하기를 권장한다.

과거에는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었다. 최근 미국은 2013년 발효된 개정법에서 200년 이상 고수해온 선발명주의를 포기하고 선출원주의를 채택하는 통이 큰 선택을 했다. 이로써 모든 주요 국가가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결론은 먼저 발명했더라도 다른 사람이 먼저 출원했다면 특허를 받을수 없다. 이제 먼저 발명했다고 안심하지 말고, 먼저 특허를 출원하여 출원일을 선점하기 위한 '성급함'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나중에 발명하였으나 먼저 특허출원했다는 이유로 특허를 받을 수 있을까? 위의 사례에서 《마법천자문》이 국제전시회에 출품 및 전시되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새로운 발명이 아니라는 이유로 특허를 받을 수 없다. 특허를 출원하기 전에 발명이 이미 공개되어 더 이상 새롭지 않기 때문이다. 즉, 이 발명은 신규성을 상실하였다. 결국 둘 다 특허를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만일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떨까? 미국은 아직까지 선발명주의적인 요소가 남아있으므로 먼저 국제전시회에 출품한 사람이 특허를 받을 수 있다.

제품 시연이나 판매를 했다고 하여 어떤 권리를 선점한 것으로 이해하고 안심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공지예외주장제도를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한계점은 분명이 있다. 또 너무 복잡하다. 일부 국가(중국, 유럽)에서는 인정받기 힘들며, 다른 사람보다 먼저 특허출원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발명을 공지하기 전에 특허출원을 먼저 진행해야 한다.

<특허 콘서트(특허법인 고려 김태수 변리사, 베이직북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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