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주목할 해외사례]세일즈포스닷컴

[신년기획/주목할 해외사례]세일즈포스닷컴

19년 전 소프트웨어(SW)를 빌려 쓴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세일즈포스닷컴(세일즈포스)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을 제시했다. SW를 구매해 직접 설치하는 대신 일정 비용을 내고 빌려 쓰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 포문을 열었다. 기존 SW 기업이 생각하지 못한 방법을 소비자에게 제시, 비용을 절감하고 편의성을 높였다. 세일즈포스닷컴이 해마다 혁신기업 상위권에 랭크되는 이유는 회사 자체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혁신을 전파하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 '빌려쓰는 SW' 새 장을 열다

회사는 1998년 '세일즈포스(Salesforce)' 이름처럼 영업하는 사람들을 위한 SW를 개발했다. 고객 정보를 분석·통합해 지원하는 고객관계관리(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제품을 제공한다. 당시 오라클, SAP 등 대형 SW기업이 CRM 시장을 장악했다. 후발주자이자 신생기업인 세일즈포스 등장에 놀랄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세일즈포스는 설립 13년 만인 2012년, 최강자 SAP를 제치고 세계 CRM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전통 방식의 패키지 SW가 아닌 클라우드 방식인 SaaS 기업이 SW업계 1위를 기록하면서 충격을 던졌다.

세일즈포스 경쟁력은 신속성과 단순함, 편리함에 있다. 클라우드 방식(SaaS) CRM은 고객에게 새로운 혁신을 안겨줬다. 기존 설치형 CRM은 설치기간이 평균 12개월 소요됐다. 세일즈포스 CRM은 평균 3개월이면 가능하다. 절약한 시간만큼 기업은 혁신을 앞당긴다. 클라우드 상에서 모든 기능이 제공되고 기술을 지원한다. 때문에 기업은 정보기술(IT) 전문가가 없어도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도입한다. 전통적 SW 제품을 도입 사용할 때 겪었던 고가의 유지보수 비용, 불편한 업그레이드 등에서 벗어난다. 비싼 가격 때문에 CRM 도입을 꺼렸던 중소기업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 경쟁력을 부여했다.

회사는 끊임없이 성장했다. 해마다 20% 이상 성장세를 기록, 지난해 84억달러(약 8조90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인수합병(M&A)도 회사 성장에 한몫했다. 세일즈포스는 2006년부터 38개 기업을 M&A했다. 연 평균 3.8개 기업을 인수한 셈이다. 2016년 전자상거래 플랫폼업체 디맨드웨어를 28억달러(약 2조9900억원)에 인수하며 또 한 번 몸집을 키웠다. 링크드인, 트위터 등 대형 인수전에 참여하며 회사 존재감을 드러냈다. 구글, 페이스북, 제너럴일렉트릭(GE) 등 세계적 기업이 세일즈포스 고객이다.

마크 베니노프 세일즈포스닷컴 CEO가 스티브 잡스가 회사 설립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회상했다.(자료:테크크런치)
<마크 베니노프 세일즈포스닷컴 CEO가 스티브 잡스가 회사 설립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회상했다.(자료:테크크런치)>

◇초고속 성장 이끈 베니오프 CEO, 혁신은 '현재진행형'

일반인이 접하기 어려운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어떻게 수년간 포브스 혁신 기업 선두자리를 지켰을까. 세일즈포스 혁신 중심에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베니오프가 있다.

베니오프는 스스로 신화를 만들었다. 15세 나이에 게임 SW를 만들어 차량을 구입하고 대학 입학금을 충당할 정도의 수익을 남겼다. 대학 졸업 후 세계 굴지 SW기업 오라클에 입사, 1년 만에 '올해의 오라클 최고 신입사원'에 뽑혔다. 성과를 인정받아 입사 3년만인 26세에 마케팅 부문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오라클 역대 최연소 부사장이었다. 아직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베니오프는 1999년 오라클을 퇴사하며 “기업용 패키지 SW 시대는 끝났다”고 공언했다. 당시 대부분 베니오프가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베니오프는 창업 10년 만에 오라클 CRM 매출을 앞서면서 클라우드 진가를 입증했다.

베니오프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기업 내 혁신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배경에는 그의 멘토 스티브 잡스가 있다. 베니오프는 대학시절 애플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잡스와 인연을 맺었다. 베니오프는 세일즈포스 창업을 준비하던 시기 잡스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잡스는 그에게 '2년 안에 10배 성장'과 '애플리케이션 경제 창조'를 강조했다. 베니오프가 세일즈포스를 단순 클라우드 기업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한 단초가 됐다. 그는 한 달 이용료 65달러에 SW를 빌려주는 파격 가격정책을 만들어 사업을 시작했다. '소프트웨어는 끝났다'는 캠페인을 벌이며 고객을 사로잡아 잡스 조언처럼 사업 초반에 초고속 성장을 만들었다.

베니오프 혁신은 기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자본의 1%와 제품의 1%를 사회에 환원하고 전 직원이 업무 시간 1%를 자원봉사 활동에 사용한다는 '1/1/1 모델'을 만들었다. 구글을 비롯해 세계 IT기업이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기부 열풍을 만들었다. 그는 “직원 노력에 의미를 부여하는 공동철학을 만들면 이들을 단합하고 집중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세일즈포스는 매년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세일즈포스 혁신은 현재진행형이다. 클라우드 시대, 세일즈포스 성장을 누구도 의심치 않는다. 업계 1위 사업자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시장을 개척한다. SAP 주 무대인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최근 구글과 파트너십을 발표, 구글 G메일, 구글 시트 등에서 세일즈포스 제품 연동력을 높인다. 외형도 확장한다. 현재 3만명 가량 직원을 2022년까지 4만5000명까지 늘린다. 베니오프는 지난해 말 실적발표에서 “역사상 어떤 기업용 SW 회사보다 빠르게 성장했다”면서 “2022년까지 지금보다 두 배 성장한 200억달러(21조42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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