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공공 정보화인력 정규직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이슈분석]공공 정보화인력 정규직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정부가 공공부문 전산직(SW개발·IT서비스 유지관리) 파견·용역 근로자를 정규직 전환 대상자에 포함하면서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실제 정규직 전환 사례가 확인되면 강경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논란을 계기로 공공 소프트웨어(SW) 부문의 불합리한 관행과 개발자 처우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 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전산직, 왜 정규직 전환 대상자에 포함됐나

정부는 7월 정부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 계획에 따라 '정부 정규직 전환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전환 대상 기준은 △연중 9개월 이상 계속 업무 △앞으로 2년 이상 계속될 업무로 상시·지속 업무에 국한된다. 파견·용역 비정규직 가운데 청소·경비·시설관리직이 63%에 이른다.

정부는 전산직도 상시·지속 업무가 대부분이라고 판단했다. 공공 전산직(비정규직)은 SW·정보기술(IT)서비스 기업 파견 인력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고용업체가 비정규직(프리랜서)으로 고용한 직원도 있다. 고용업체가 정규직으로 채용한 직원이 상당수다. 이 경우 해당 업체(SW·IT서비스)의 정규직 직원이지만 공공은 파견된 비정규직으로 간주한다. 일시·간헐 업무는 전환 대상에서 제외한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3년 프로젝트 사업 등 사업 완료 기간 또는 기관 존속 기관이 명확한 경우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전산직 모두를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기준으로 제시한 일정 시일 이상 지속 업무를 맡는 시스템 유지보수직이 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직 전환은 어떻게?

공공 전산직의 정규직 전환은 협의가 필요하다. 공공은 '노·사·전문가 협의체'를 구성, 파견·용역직 가운데 정규직 전환 부문 또는 대상자를 선정한다. 전산직이 대상자에 포함되더라도 바로 정규직 전환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공공은 정규직 대상자를 선정했다면 어떤 방식으로 채용할지 방법을 정한다. 대부분 신규 채용 공고(예:전산직 정규직 부문)를 통해 선발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기존의 공공 파견 인력이 지원할 가능성이 짙다는 점이다. 인력 유출을 주장하는 이유다.

얼마나 많은 인력이 공공 전산 정규직으로 전환할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현재 공공은 노·사·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 이달 중에 공공 전환 업무 또는 인원 등을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협의체가 최종 결론에 난항을 겪을 경우 시일은 더 지연된다.

업계는 정확한 정보를 요구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어떤 공공기관에서 어떻게 결정을 내렸고, 시기는 언제인지 등 정확한 정보를 공유해 줘야 대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도별 SW사업 규모.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도별 SW사업 규모.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공 일감 축소 우려…업계 '직격타' 주장

업계가 중장기로 우려하는 부분은 공공 일감 축소 문제다. 특히 중소·중견 SW·IT서비스 기업의 매출 타격이 예상된다.

국내 민간 SW 시장은 대기업 계열사 위주로 형성됐다. 통신, 제조, 유통 등 민간의 주요 일감은 대기업 또는 중견 IT서비스 계열사가 독식하는 구조다. 민간 SW 시장을 공략하기 어려운 중소 SW·IT서비스 기업은 대부분 공공 SW 시장을 공략한다.

공공SW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이다. 2016년도에 전년도 대비 예산 증가세가 5.1%였지만 올해는 1.7%로 줄었다. 이 예산 가운데 신규 사업 비율도 점차 줄어들었다. 지난해 전체 사업 가운데 26%만이 신규 사업이었다. 70%가 넘는 사업 대부분이 유지보수 업종이다.

업계는 공공이 유지보수 사업 외주를 줄이고 직접 채용(정규직) 방식을 택하면 공공 시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최근 노사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한 인천공항공사가 IT 유지보수 인력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내년부터 유지보수 사업은 없어진다. 수십억원에 해당하는 일감이 사라지는 것이다. 중소 SW업체 대표는 “공공 매출 안정이 보장됐기 때문에 신규 기술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이 가능했다”면서 “SW 산업을 축소시키고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발자 처우·공공SW 사업 불합리 개선해야

논란을 계기로 개발자 처우 개선과 공공SW 산업 구조 문제를 되짚어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공공 전산직의 정규직 전환 검토 발표 이후 SW·IT 개발자들은 회의의 시각을 나타냈다. 한 개발자는 “그동안 SW나 IT서비스 업체가 개발자 임금이나 복지 문제에 소홀히 해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 “정규직 전환을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어떻게 직원 처우를 개선해 줄지를 먼저 고민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업계는 공공SW 시장의 변화를 촉구한다. △빈번한 과업 변경 △헤드카운팅 관행 등 고질화된 문제의 해결 없이는 개발자 처우 개선 등 지속 발전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중소 업체 대표는 “공공이 전산 정규직 전환과 일자리 창출을 논하기에 앞서 스스로 문제점을 먼저 찾아야 한다”라면서 “SW 대가 산정, 과업 상세화, 과업 추가 등 불합리한 관행을 우선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 CIOBIZ]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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