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방사선 기기 적용 확대..'꿈의 암치료' 구현

'꿈의 암 치료'라고 불리는 첨단 방사선 치료가 확대된다.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장비 도입이 본격화된다. 고도화된 기술로 정밀한 암세포 소멸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세의료원, 서울대병원 등은 중입자 가속기 등 방사선 치료기기 도입을 확정했거나 검토 중이다. 중이온 가속기도 국산화를 눈앞에 둬 첨단 방사선 치료 확산에 속도를 낸다.

방사선 치료는 고에너지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법이다. 종양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킨다. 수술이 아니기에 통증이나 합병증이 없다. 감마선, X-선, 적외선 등 전자기 방사선과 양성자선, 중성자선, 중입자 등 입자방사선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국립암센터에서 세계 13번째로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했다. 현재까지 4만건이 넘는 항암 치료를 진행했다. 최근 삼성서울병원도 양성자치료센터를 개소, 국내에서 두 번째로 양성자 치료를 시작했다. 양성자 치료는 수소 원자핵을 가속해 얻은 분리된 양성자를 암에 조사해 치료한다.

중입자 가속기(왼쪽)와 중입자 치료실(자료: KEIT)
<중입자 가속기(왼쪽)와 중입자 치료실(자료: KEIT)>

중입자 가속기도 '꿈의 암 치료'로 주목 받는다. 중입자 가속기는 이온화된 무거운 원자핵을 가속시켜 종양조직에 조사해 암 세포를 파괴한다. 양성자나 고에너지 X-선 대비 암세포 살상효과가 3배 정도 높다. 현존하는 치료 중 가장 높은 암세포 살상효과를 자랑한다. 수술 대치 효과가 높고, 기존 치료 대비 5년 생존율이 22.3%나 향상됐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됐다.

기존 방사선 치료가 평균 30회 치료 받아야 했다면 중입자 치료는 평균 12회 정도면 가능하다. 조사 시간도 일반 방사선 치료 20분의 1 수준으로 짧다.

연세의료원은 2020년 구축 완료를 목표로 중입자 가속기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일본 히타치와 이르면 내달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 도입 완료되면 국내에서는 최초, 세계에서는 열 번째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은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4월 중입자 가속기 도입을 결정했고, 7월말이나 8월초쯤 히타치와 최종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설되는 미래관에 장비를 구축, 2020년에 암 환자 치료에 본격 활용될 전망이다. 장비 도입비용, 건축비 등을 포함 총 1500억원 이상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폐암, 간암, 췌장암 등 3대 암뿐만 아니라 직장암, 골육종 등 각종 난치암 치료에 쓰인다.

서울대병원도 도입을 검토한다. 병원은 최근 부산 기장군에 있는 중입자가속기센터 운영 사업자 선정에 지원했다. 사업자가 선정되면 2020년부터 중입자가속기센터를 통해 암 치료가 이뤄진다.

우리나라 중이온가속기 조감도
<우리나라 중이온가속기 조감도>

중이온 가속기 국산화도 암 치료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최근 기초과학연구원(IBS) 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은 핵심 장비에 대한 성능시험 합격 판정을 받았다. 세계에서 여덟 번째다. 2011년부터 1조4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국산 중이온가속기 '라온'은 다음 달부터 본격 건설에 들어가 2021년 완공된다. 암 세포만 공격하는 동위원소를 만들 경우 암 치료에 새 기전을 만든다.

해외와 비교해 우리나라 방사선 치료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미국은 전체 암 환자 50%가 방사선 치료를 받지만, 우리나라는 25% 수준이다. 2015년 방사선 치료 보험수가 적용범위가 확대됐지만, 여전히 환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부담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방사선 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약 59억달러(약 6조6670억원)로 집계된다. 글로벌 기업 배리언 메디컬과 엘렉타가 시장 90%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전 세계 방사선치료기 시장 규모
<전 세계 방사선치료기 시장 규모>

방사선 치료기 전체를 국산화하기보다 전원기기 등 일부 부품을 개발·공급할 필요가 있다. 최근 주목 받는 방사선치료계획용 소프트웨어(SW)도 블루오션이다. 방사선 치료 전 SW 기반 시뮬레이션이 이뤄진다. 3D 기술이 발전되면서 정확한 모양과 위치가 확인돼 정상 세포에 피해를 주는 확률을 대폭 줄인다.

허영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메디칼디바이스 PD는 “정부가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도입 비용을 지원하고, 환자 치료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핵심 부품과 치료 정밀도를 높이는 SW를 중심으로 국산화 노력도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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