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돕는 국내 '인공지능(AI) 의료기기 1호' 거머쥘 승자는

제이엘케이익스펙션은 뇌경색 여부를 감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김동민 연구소장(사진 왼쪽)이 직원과 AI 의료영상진단기기를 통해 분석한 환자의 뇌경색 병변 검출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제이엘케이익스펙션은 뇌경색 여부를 감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김동민 연구소장(사진 왼쪽)이 직원과 AI 의료영상진단기기를 통해 분석한 환자의 뇌경색 병변 검출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딥러닝 기술 기반의 인공지능(AI)이 의료기기 영역에 진입했다. 폐 질환, 심장 질환, 유방암 등 각종 암 질환 및 치과 영역에 이어 뇌졸중까지 질병을 검진하는 분야로 AI 적용이 확대된다. 의사 진단을 돕는 헬스케어 AI 개발 기업이 늘면서 '국내 1호 AI 의료기기' 탄생도 기대된다.

9일 헬스업계에 따르면 뷰노, 루닛, 제이엘케이인스펙션 등 업체는 X레이·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결과와 조직 사진을 보고 질병을 검진하는 AI 개발에 착수했다. 일부 업체는 개발을 완료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개발되고 있는 AI 의료기기는 의사가 질병을 진단할 때 보조 수단으로 활용된다. 질환 영역도 다양하다. 벤처기업 뷰노는 골 연령 판독 프로그램인 '본에이지'를 개발했다. 프로그램은 병원에 축적된 엑스레이 빅데이터를 활용, 환자와 비슷한 골 연령대의 X레이 촬영 사진을 의사에게 제안한다. 의사는 이를 참고, 성장판이 닫혔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성 조숙증 여부도 진단한다. 프로그램 알고리즘은 폐 질환 여부를 판독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미만성간질성폐질환(DILD) 데이터를 분석해 적용하는 임상 시험도 서울아산병원과 진행했다. 뷰노는 현재 고려대안암병원에 이 프로그램을 적용한 임상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김현준 뷰노 이사는 “이달 식약처에 의료기기 임상 시험 허가 신청을 냈다”면서 “올해 출시가 목표”라고 밝혔다.

유방암과 결핵을 진단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의료 영상 진단 스타트업 루닛은 딥러닝을 활용한 AI를 통해 X레이로 유방암과 결핵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AI에 '이미지 인식' 기술을 접목한 것이 핵심이다. 루닛은 지난해 세계 이미지 인식 경연대회인 'TPAC 2016'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해 주목받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망률 1위를 중증 질환인 '뇌졸중' 여부를 진단하는 AI 의료기기도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뇌졸중은 의료진의 MRI 판독 경험과 문헌 의존도가 높다. 제이엘케이익스펙션은 뇌경색 등 뇌졸중을 진단하는 AI 기반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지난해 3월부터 김동억 교수(동국대일산병원 신경과)팀이 연구한 한국인 뇌경색 환자 MRI 빅데이터를 3차원화해 분석한 임상 자료를 바탕으로 딥러닝 기술을 적용했다. 지난 5월 식약처에 의료영상보조장치 소프트웨어(SW) 임상시험계획승인 신청서(3등급)를 접수시켰다. 김동민 제이엘케이인스펙션 연구소장은 “의사 진단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적용될 수 있으며, 의료 현장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면서 “빨리 허가돼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얻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빅데이터 및 AI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안)'이 발표된 이후 3등급 진단 의료기기 허가 신청은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이 유일하다.

AI 기반 영상정보 판독 시스템이 치과에 적용된 사례도 있다. 오비에스코리아는 지난해 치과 영상 자동 판독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수십만장의 치과 영상 정보를 학습한 이 기기는 이르면 올해 출시된다. 치과에서 나온 방대한 의료 영상을 분석해서 의사가 발견하기 어려운 치아 낭종, 염증 등의 병변을 알려준다.

AI 기반의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해결 과제도 있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의료용 빅데이터·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허가된 사례는 없다. IBM이 개발한 '왓슨 포 온콜로지'는 의료기기가 아닌 SW로 분류된다. 반면에 분석·진단기기는 의료기기로 분류돼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최근 식약처에서 AI 등 첨단 의료기기 규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좀 더 자세한 안이 요구된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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